인공지능 시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예견하며 문명사적 전환기로 회자하는 오늘날은 인간의 지능에 대해 전승된 관념을 비판적, 건설적으로 성찰하고, 그에 부합하는 교육의 방향을 재정립할 때이다.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와 무엇보다 우리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졌던 알파고 충격으로 인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급속히 확산하였다. 이전까지는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첨단 과학 공학 기술의 사회문화적 영향이란 과학 영화의 상상 속에서 가능한 일이지, 현실 세계에서는 요원한 일로 여겨졌다. 물론 온라인 게임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은 드문 일은 아니었지만, 비교적 인간의 독특한 지적 능력의 영역으로 여겼던 바둑에서 기계의 승리가 영화 아닌 현실이 된 실제 상황은 더없이 놀라운 사건이었다. 이후로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설을 산업 부문의 변동, 인간 삶의 변화, 이에 대비해야 하는 교육의 혁신에 대해 다각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연일 방송매체에서 10년, 20년 후의 직업 세계의 추이를 전망하는 뉴스는 급격한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인재 양성과 교육의 과제가 막중하다는 심각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전 세계 교육계에서 미래 사회에 대비한 교육의 제도적 실천적 변화에 대해 다양한 관심과 논의가 모이고 있다. 그 한 예로, 한국 교육 철학학회를 포함하여 국내의 여러 학술단체에서 현대 기술문명의 영향으로 인한 교육적 변화가 중요한 탐구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교육철학 회의 2017년 3월 연례학술대회에서도 '포스트 휴머니즘 시대에 인간성의 이해'를 대주제로 '인공지능, 로봇공학, 과학과 사회정치사상의 급진적 전환에 따른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흐려진 경계'의 문제를 다루었다.
현재 전개되는 담론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한 축에는 경제 산업 부문의 관심을 반영하여 인공지능 시대에 잘 적응하도록 교육의 과제를 재정립하여 변화를 선도해 가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한편 교육철학 분야에서는 디지털 기술문명의 발달로 심화하는 인간의 기계화와 자기소외 문제, 존재론적 위기를 통찰하고 한결 더 적극적으로 인간 교육의 본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들이 교육의 방향 전환에 실효성 있게 기여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및 기계와 인간의 지능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 담긴 가능성과 한계가 더욱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교육심리 연구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마음이 놀라운 계산 능력과 발산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인지심리학의 영향은 교육심리학의 연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심리학자들의 연구 기틀이 된 인지심리학이 그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즉, 인지심리학을 대표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학습과 기억에 대한 정보처리적 접근 방식이 설명의 한계를 보인다. 인간의 학습은 논리 체계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는 벽에 부딪혀 조금도 진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학습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표상적 접근 혹은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지양하고 신경 생리적 접근 혹은 하드웨어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심리학이 응용 분야만의 학문이기보다 교육 현장의 심리학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기초 학문으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교육심리학자들의 연구 과제 및 영역의 독자성과 전문성의 교육 효과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따라 교육심리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심리 현상에 대해 생물학적 접근방법을 택한 것이 신경생물학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생리심리학이라 한다. 생리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정신 작용을 두뇌와 신경계 안의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과정으로 설명하려는 접근 방법이다. 예를 들면,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과 같은 어떤 새로운 과제를 학습할 때 뇌의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가, 또는 두뇌의 어떤 부위에 전기 자극을 주면 기쁨, 슬픔, 공포 또는 분노와 같은 정서 반응을 얻을 수 있는가 등을 실험을 통해 연구한다. 따라서 이는 가장 자연과학적인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다. Kovlik과 Olsen은 주제 중심 통합 수업 모델에서 위협 부재, 의미 있는 내용, 선택권, 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 풍요로운 환경, 적절한 시간, 협동, 즉각적인 피드백, 적용 수준 숙달의 9개 뇌 기반 요소들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뇌 기반 수업 모델에서 제시하는 원리들은 구성주의 원리들과 매우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학습자 중심이고 경험적이다. 최근 들어 뇌 구조와 심리가 인지 발달이나 학습, 사회성을 촉진하게 어떻게 특별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같은 의학적 탐색으로 밝혀지고 있다. 예를 들어, Shywitz와 연구진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교육받은 아이들의 뇌 변화를 극적으로 입증하였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A)가 있는 아동과 성인은 아닌 사람들에 비해 전두엽, 기저핵, 소뇌가 더 작다는 것을 밝혀내었으며, 이 영역들은 행동의 자기 조절, 통합, 그리고 운동 행동의 통제를 담당한다는 것을 밝혔다. Seifert는 교육심리학이란 학습이 발생하는 기제를 탐구하고 그러한 연구들이 실제로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를 위해 학습자의 특성과 발달을 다양한 개인차를 가진 학습자의 능력을 조화시키는 방법 그리고 학습에 대한 평가 등을 다루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심리학